이성실의 작품은 여성적인 섬세한 감수성과 색채 감각을 이용한 장식성이 특징이다. 더군다나 기이하게도 오리 알의 껍데기를 재료로 사용하여 나무를 비롯한 대상을 묘사하였다.
이 세상에 나무가 없다면 생태계가 유지되지 못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관조할 수도 없을 것이다. 작가는 나무의 소박하면서도 단순화된 형태를 통하여 나무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꼼꼼하게 붙여나간 오리 알 껍데기의 편린과 과감하게 그은 선은 화면 속에서 대비와 조화를 동시에 나타낸다. 더군다나 배경에 칠해진 검정과 빨강은 산뜻하면서도 강렬한 생명력을 화면에 부여한다.
이러한 추상적인 화면 분위기 속에서도 작가는 작품의 내용에 한층 충실한 태도를 보인다. 알은 탄생하는 생명의 상징이다. 나무 역시 성장하며 인간 또한 마찬가지다. 자연과 인간의 합일, 그리고 그 합일을 통한 새로운 우주의 생성이야말로 이 작가가 지향하는 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