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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이미지는
전시공간에서 홍보를 위해
e-mail로 보낸 사진을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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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
into the scent (향기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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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6.04.11.화~2006.04.1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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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미의식의 현대적 변용(變容)
근래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예술가들은 자신과 사회에 대한 존재론적 답변을 강요받는다.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던 모더니즘 미학이 지배하던 지난 시대의 작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깊게 되돌아 볼 필요가 없었다. 군더더기 없는 가장 순수한 추상적 형식을 추구하기 위하여 주관적 흔적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익명성을 견지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모더니즘의 강령을 거부하고 등장한 포스트모던 미학은 다양하고 주관적인 예술작품들을 양산하였다. 지난 세기의 거대 담론이 붕괴됨으로써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획득한 시각 예술가들은 이제는 자신의 내밀한 언어를 표현하는 방식을 스스로 선택해야만 하게 되었고, 소통에 있어서는 그만큼 ‘새로운 모호성’이 지배하는 시대가 된 셈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의 서구에 경도된 미술경향에서 벗어나 우리의 전통 미의식에 대한 자각과 정체성에 대해 새롭게 고민하는 작가들이 적지 않은 것은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민화에서 보이는 친숙한 형식을 차용하여 제시하였다. 시기적으로 과거에 제작되었던 작품들의 경향이 대체적으로 우리의 전통악기들을 정밀하게 묘사하고 배경을 추상적으로 처리하는 구성이었다면, 요즈음 들어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최근작들에서는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민화에 더욱 근접하고 있다. 따라엄옥경은 바로 이러한 도상에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작가로서 우리의 전통적 미의식에 천착함으로써 자신의 작업세계를 꾸준히 구축해왔다. 작업을 처음 시작한 이래 그는 지금까지 꽃, 나무, 국악기 등 전통적인 소재를 주로 이용해 왔으며 서 간단하게 말하면 전통의 민화를 현대적 미감으로 변용하여 새롭게 제시한다는 비교적 단순한 명제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차적으로 보이는 표현 대상만을 보고서 엄옥경의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제시된 물상 너머에 있는 그 어떤 비시각적인 것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서 그의 작품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우선 엄옥경의 작품에서 두드러진 표현 형식중 하나는 추상적으로 처리된 배경 위에 주요 대상인 전통악기를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전통악기인가? 감상자는 그림에 등장하는 악기의 선율을 통해 전통적 심상의 세계로 안내되며, 역사 속 생활양식에 등장하는 물상들을 암시하는 배경의 추상적 문양들과 함께 사소하게 잊혀지거나 묻혀질 기억의 편린들을 감상자로 하여금 되새기게 함으로써 ‘전통의 향기’속에서 취하게 된다. 따라서 화면의 중앙 하단에 정밀하게 묘사된 악기들은 대부분 ‘향기 속으로’라는 테마를 따라서 과거로의 심상적 여행을 하는 동반자적 기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경은 그 물리적인 면적만큼이나 작가가 큰 비중을 두는 부분이다. 작가는 배경에 ‘과거로의 여행’을 이끌어 줄 안내자로서 중첩된 문양 이미지를 배열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이나 깊이, 연속성 등을 연상시킬 수 있게 한다.
좀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배경화면에 격자형식으로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한국의 전통문양에서 추출한 것들이거나 작가의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 문양들이다. 그가 이처럼 추상적인 문양을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문양에 그려진 자연물의 존재 그 자체로서보다는 그 이미지의 속성이나 생태가 인간사와 관련된 사상이나 풍요롭고 복된 삶을 추구하는 염원이 각 문양 속에 깃들어 있다고 보고, 이를 통하여 다양한 인간의 삶의 모습과 숨결을 되살리고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양들에는 때로는 심상적 형상인 수련이나 연꽃 등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평안과 초탈의 상징들을 통해서 정신적 염원의 의미를 표상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 이러한 문양들에 부여된 상징성과 더불어 작가는 그 형상들의 시각적 이미지에도 상당한 비중을 둔다. 화면에 중첩될 문양의 이미지들은 대부분 전각용 석재에 새겨지고 이 도장을 이용하여 화면에 수차례 겹쳐 찍는 방법을 통해 나타난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양을 반복적으로 화면에 도입하는 것은 문양이 갖는 색감과 조형성을 화면에 등장하는 주제물의 장식적 성격과 결합시켜 작품의 시각적 분위기를 한껏 돋우기 위한 시도이다. 엄옥경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격자형의 점층(漸層)은 형태나 색채를 반복적으로 배열하고 겹침으로 실제 평면에 있어서 깊이와 넓이를 표현한다. 평면상에서 공간적, 시각적 확장을 시사함으로써 다소 입체적인 효과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작품 전반에 시각적 인상을 더욱 강렬하게 부추기며 전체의 흐름에 지대한 작용을 하는 공간 에너지를 강화한다.
그가 이전까지 전통악기를 통하여 보여 주었던 ‘향기 속으로’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이후에 제작되는 작품들에서는 좀더 다양한 모티브가 등장한다. 시간여행의 깊이와 체험을 더욱 넓혀주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한국적 전통미를 탐구함으로써 때로는 전통의복에 나타나는 선의 일부분이나 문양을 차용하는 한편, 자수나 민화 등 우리민족의 생활, 사상, 문화로 자리 잡은 상징적 표현양식과 발복(發福)의 기원이 깃든 주제들로까지 그 범위를 확장시켜 나간다. 그리하여 우리 선조들의 염원과 신앙, 철학적 관조가 담긴 한국의 전통적 미의식의 세계에 감상자를 젖어들게 함으로써 급속한 문화 이행속도와 일회성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각자의 내면에 흐르는 미의식에 대한 사색과 정체성을 일깨우고자 하는 것이다.
좀더 최근작들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뚜렷한 형식적 변화가 보인다. 지금까지 전통악기를 중심으로 정밀하게 묘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근작들에서는 과감하게 민화의 형식을 차용하거나 아예 현대적인 민화를 새롭게 제시하기도 하는 등 전통 민화에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최근작들에서 아예 민화의 그것처럼 화려하면서 다채로운 색채가 두드러진 특징이 되고 있다. 물론 그의 색채관은 우리의 전통적인 색채의식에 토대를 두고 있는데, 주지하다시피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나타난 색채는 시각적, 감각적 체험보다는 음양오행의 의미나 상징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엄옥경의 작업에 등장하는 색채는 내용적으로 오방색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것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변형하거나 강화시키기도 한다.
엄옥경은 자신의 근원과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는 탐구적 자세를 견지해왔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전통과 역사 속에서 자기존재의 의미를 인식하고 우리 고유의 미의식의 세계를 오늘에 되살리려 한다. 그러므로 전통 민화에서의 화조도가 그것이 제작되던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듯이, 엄옥경의 8폭 ｢화조도｣에 담고 있는 대상들의 상징성도 전통 민화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는 없다. 이와 같이 민화의 화조도에는 저마다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통과 그 변형 사이에서 어떤 연결고리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간의 행복 추구라는 발복의 염원은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는다고 엄옥경은 굳게 믿고 있다.
전통적인 것이 지닌 표현적 특성을 현대적 시각에서 추출해 내고 이것을 독창적 어법으로 해석하고 변용하는 일은 엄옥경에게는 단기적인 취미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룩해 나가야할 과제로 남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조형예술은 유행처럼 시대의 흐름을 타는 것이 아니라 긴 세월을 통해서 우러나는 뚝배기의 깊은 장맛처럼 지속적인 탐구를 통해서 완성되어가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작품의 창조적 독창성이 전통과 상호 연관되어 발현되며 상대적 성격을 갖는 것인 만큼, 엄옥경의 다음 작품들이 몹시 기대되는 것은 전통적 미의식을 새롭게 해석하여 현대에 용해시킴으로써 맺게 될 결실과 더불어 민첩하지는 않지만 그의 우직하면서도 끊임없는 탐구정신 때문이다.
신 현 식 (미술평론가 / 철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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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
엄옥경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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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옥경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작가로서 우리의 전통적 미의식에 천착함으로써 자신의 작업세계를 꾸준히 구축해왔다.
그가 이전까지 전통악기를 통하여 보여 주었던 ‘향기 속으로’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이후에 제작되는 작품들에서는 좀더 다양한 모티브가 등장한다. 작업의 테마인 과거와 현재의 시간여행에 깊이와 체험을 더욱 넓혀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한국 미를 탐구함으로써 때로는 전통의복에 나타나는 선의 일부분이나 문양을 차용하는 한편 도자기와 민화 등 우리민족의 생활, 사상, 문화로 자리 잡은 상징적 표현양식과 발복(發福)의 기원이 깃든 주제들로까지 그 범위를 확장시켜 나간다. 그리하여 우리 선조들의 염원과 신앙, 철학적 관조가 담긴 한국의 전통적 미의식의 세계에 감상자를 젖어 들게 함으로써 급속한 문화 이행속도와 일회성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각자의 내면에 흐르는 미의식에 대한 사색과 정체성을 일깨우고자 ! 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것이 지닌 표현적 특성을 현대적 시각에서 추출해 내고 이것을 독창적 어법으로 해석하고 변용하여 나타내는 엄옥경의 작품 안에서 숨가쁜 일상에서 쉬어갈 명상의 시간을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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