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저작물의 저작권은 저작자 또는 저작권위탁관리업체에 있습니다.
위 작품이미지는
전시공간에서 홍보를 위해
e-mail로 보낸 사진을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
|
 |
|
 |
| |
일 시 |
2006.04.19.수~2006.04.25.화 |
| |
평론글 |
물속에 비친 나무와 물고기를 통한 마음의 노래
|
| |
|
물속에 비친 나무와 물고기를 통한 마음의 노래
안 영 길(철학박사, 동양미학)
세상의 유일한 기쁨은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창조적인 삶은 매 순간이 시작이기 때문에 예술가의 삶은 아름답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과 체취가 깃든 보금자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듯 손민영은 그동안 자신이 가꾸고 담금질한 예술세계를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나무가 자신의 삶의 자취를 나이테의 무늬를 통해 갈무리하듯 새내기 작가 손민영은 자신이 꿈꾸는 물과 나무의 이미지를 통해 예술적 상상력과 조형적 감각을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영혼의 일기로 아로새기고 있다. 따라서 작가의 삶과 예술의 관계인식으로 드러나는 물과 나무의 이미지는 내면을 상징하는 잔잔한 물속에 영혼의 가지를 드리우기도 하고 마음의 흐름을 따라 물고기가 헤엄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물고기가 물과 다투지 않듯 물속에 투영된 마음의 가지들은 켜켜이 쌓인 그리움의 감정처럼 작가의 순수한 영혼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
따뜻하고 포근한 색조의 물빛과 함께 어우러진 나뭇가지의 섬세한 촉수와 마음속을 헤엄치듯 교감하는 물고기의 이미지는 너무나 평온하고 푸근하다. 거친 세파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느라 지쳐 있는 산란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감싸주는 이러한 이미지들은 마치 어머니의 품속이나 사랑방의 호롱불 같은 따뜻함과 포근함으로 기분 좋게 다가온다. 손민영이 그려내고 있는 작품의 주제는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관조를 물과 나무로 대표되는 상생의 이미지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손민영의 작가로서의 삶의 존재확인은 나무와 물고기 등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대상에 대한 감정이입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때 나무와 물고기는 더 이상 객관적인 물질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마음이 투영된 또 다른 자아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물속에 비친 나무와 물고기의 이미지를 통해 마음을 노래하는 손민영의 예술적 의경은 혼자만의 세계에 안주하는 고독한 유토피아가 아니고 살을 맞대고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관계인식에 바탕을 둔 상생의 공간이다. 따라서 작가가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다양하게 펼쳐지는 화면의 공간 속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영원한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전통과 혁신에 대한 생산적 관계정립을 위한 탐색도 드러난다. 전통과 혁신에 대한 작가로서의 진지한 관심과 탐구는 새내기 작가다운 실험정신의 모색으로 나타나는데, 대상에 대한 사실적 묘사에 바탕을 두고 있는 전통적인 사생화로부터 탈피하여 현대적인 조형의식을 담아내는 조형기법 등을 통해 작가의 심의(心意)를 드러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진지한 탐색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추상성과 사실성의 조화로운 만남의 추구는 물과 나무로 상징되는 음양의 조화와 작용 속에 다양한 이미지와 빛깔로 표현되기도 하고, 중층적인 면 분할이나 조명등의 형식을 차용한 새로운 조형기법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또 마음의 이미지를 노래하기 위한 색채의 변조를 통해 감정이입과 소통의 구조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자신의 영혼에 대한 성찰과 관조의 바탕 위에 손끝에 온 마음을 싣고 붓끝에 온 정신을 담아 선을 긋고 색을 칠한다면 따뜻한 영혼을 가진 작가 손민영의 작업은 석도(石濤)의 ‘일획(一劃)’처럼 늘 새로운 시작으로 펄떡펄떡 살아 숨 쉬는 창작의 원동력을 잃지 않고 더욱 알찬 내용을 담아 감동의 떨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요즘처럼 세상이 각박하고 어려울수록, 생활이 우리를 힘들게 내몰수록 우리는 더욱 진지하고 아름답게 살 필요가 있다. 바로 땅 위에 난 길과도 같은 삶의 모습을 우리는 보고 싶어 한다. 땅 위에는 본래 길이 없었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우리의 희망처럼 길이 생기기 때문이다. 손민영은 물과 나뭇가지로 이루어진 상생의 공간 속에 물고기가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따뜻한 희망의 길을 만들고 있다. 아직은 얼마간 떨어진 상태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관조하기만 할 뿐 물속에 뛰어들어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며 새로운 세상으로 선뜻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 물고기도 물결을 거슬러 힘차게 도약하거나 요동치지 않고 나뭇가지의 보호와 인도 아래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평화로운 조화를 추구하는 따뜻한 작가의 영혼처럼 물과 나무의 이미지는 너무나 잔잔하고 평온하다. 여기에는 물속에 거꾸로 비친 나뭇가지나 단순한 이미지로만 헤엄치는 물고기의 형상 너머로 작가의 원초적 두려움이 묻어나고 있다. 물과 물고기에 대한 경험에서 비롯된 두려움이 만든 소심함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의 삶의 터전인 세상과의 관계인식을 공감하며 손길을 내밀어 껴안고자 하는 작가 손민영의 영혼은 물속에 비친 나뭇가지처럼 섬세하고 다정하지만 소극적이다. 물고기의 헤엄치는 모습도 온실 속의 화초처럼 평화롭고 안전하게 순응하고 있는 모습으로 적극적이거나 진취적인 정신은 읽어내기 어려운데, 이 또한 작가가 노력하며 헤쳐 나가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두려움과 소심함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용기 있게 세상과 마주할 때 손민영이 담아내는 작품세계도 발전적으로 변모하게 되리라고 믿는다.
어느덧 새록새록 봄기운이 무르익어 생명에너지가 온 누리에 넘쳐흐르고 있다.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물은 겨울을 상징하고 나무는 봄을 상징한다. 상생의 원리에 따라 겨울은 봄을 잉태하고 봄은 겨울로부터 생명에너지를 빨아올려 희망을 노래하고 꽃피운다. 작가 손민영이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세계는 물과 나무로 이루어진 상생공간 속에서 물고기와 같은 아름다운 생명이 마음껏 헤엄치며 노래할 수 있는 행복한 유토피아의 세계이다. 이제 소극적인 관조자의 위치에서 적극적인 참여자로 온기 가득한 손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는 작가의 의지와 노력이 튼튼하게 뿌리내리며 활성화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작가 손민영의 예술에 대한 믿음과 열정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가 화단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딛는 통과의례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가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과 조건들에 대해 보다 많은 노력을 통해 다듬고 가꾸어 나가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자세를 꾸준히 견지하며 더욱 매진한다면 새로운 질적 도약을 통해 더욱 마음에 와 닿는 작품으로 기쁜 만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
| |
|
자연은 곧 생명이다.
나와서, 자라고, 쇠약해져, 사멸하며 그 안에서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의 힘으로 생성, 발전하는 것. 이것이 자연이다.
정지해 있는 듯 하면서 끊임없이 살아 숨쉬는 생명력이 있는 곳으로서의 자연을 생명의 근원인 물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작은 물고기의 모습, 그리고 나무를 통해 자연의 소리, 움직임, 속삭임을 표현하고 싶다.
생명의 근원이라고 볼수 있는 물은 그림의 배경인 동시에 공기이며 자연이란 관념화된 공간이다. 나는 그 안에 나무와 물고기를 배치하고 자연에 대한 관조적인 시선으로 그림을 그려나간다.
나무를 싫어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나무는 대체로 사랑 받는 자연이며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고 항상 가까이 여길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무는 물과 공기와 햇볕에서 양분을 얻어 자란다. 대부분의 나무는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서도 제 키를 키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스스로 만든 것을 그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준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나무에서 행복을 찾는 것, 다른 생명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나무가 주는, 그리고 자연의 가르침인 것이다.
자연이 항상 우리와 가까이 있으나 또한 그렇지 못한 것도 현실이다. 그렇기에 나 자신도 그리움의 대상인 자연속으로의 동화가 아닌 조심스레 관조의 시선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그림 속에서 자연스레 헤엄치는 물고기 또한 나무와 같은 나의 또다른 표현이다. 나는 自然의 순리에 따르는 삶을 지향하며 그림을 통해 마음을 정화하며 그곳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