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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이미지는
전시공간에서 홍보를 위해
우편으로 보낸 CD를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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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6.05.10.수~2006.05.16.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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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ebe Frau A...
어젯밤 공평동에서 쭈구미는 맛있었습니까? 매운 쭈구미도 차가운 소주도 혼자만 마신 것 같습니다. 돌아와서 금방 잠들었는데 갑자기 새벽에 깨어나 짧은 구토를 했습니다. 다시 잠들 것 같지 않아 베란다에 앉아서 자동차들만 내려다보다가 슬금슬금 밖으로 나왔습니다. 너무 고요하면 늘 그렇듯 차가운 야기 (夜氣) 속으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습니다. 담배 한대 태우고 돌아서는데 101동 현관 게시판에 쪽지 한 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제발 제발 우리 집 고양이 좀 찾아 주세요!>...
보내 준 뮤직 메일을 자꾸만 듣고 있습니다. 'Creep', song by Radiohead:
난 네 눈을 바라볼 수 없어/ 넌 천사야 정말 지독하게 아름다워/ 하지만 난 더러운 쓰레기/ 징그럽고 못 생긴 벌레/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섬뜩한 물건/ 난 세상을 기어 다녀/ 슬금슬금 네 곁을 기어 다녀...
이 노래가 이제는 두렵다고 말했나요? 이런 슬픔이 감염될까봐 겁난다고 했나요? 그런데 그 슬픔은 어떤 슬픔인가요? 고양이를 잃어버린 슬픔인가요?
때로 집이 텅 비어있음을 발견합니다. 무언가 늘 함께 있었던 어떤 것이 오래 전에 집을 나간 버린 것을 깨닫는 공백의 순간. 그 순간 일상의 행보는 멈추고 우리는 고양이를 잃어버린 슬픔에 빠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잃어버리고 잃어버린 사람은 찾아다니고 찾아다니는 사람은 기어 다닙니다. 밤 속으로 달빛 속으로 집 나간 고양이 지독하게 아름다운 고양이를 찾아다닙니다. 벌레처럼 기면서 쓰레기처럼 뒹굴면서 혹은 카메라를 들고 ...
고양이는 왜 집을 나갔을까요? 고양이는 찾을 수 있을까요? 고양이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제발 제발 우리 집 고양이를 찾아 주세요!
당신의 포트 폴리오를 열어 봅니다. 담 밑의 고양이들, 잡초 속의 고양이들, 쓰레기를 뒤지는 고양이들... 둘이서 여럿이서 거의 혼자서... 웅크리고 숨고 노려보는 고양이들... 결코 이쪽으로 데려올 수 없는, 그 무엇으로도 유혹할 수 없는, 하지만 늘 이쪽을 바라보는, 밤에만 깨어나는 눈으로, 달빛으로만 빛나는 눈으로... 불면의 존재, 잠행의 존재, You are so fucking special or something which doesn't belong here...
집 나간 고양이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고양이를 다시 집으로 데려 올 수는 없습니다. 대신 우리가 집을 떠나야 합니다.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 곳, 달의 도시, 너무 오래 되어서 차라리 달처럼 노랗게 곪아버린 꿈들이 빛나는 도시... 배반당한 것들, 묻혀버린 것들, 폐기 당한 것들, 우리는 잊었어도 우리를 못 잊는 어떤 것들, 그것들은 모두 그리로 갑니다. 모두 그곳에 모여서 살고 있습니다. 해 대신 낮에도 달이 뜨는 도시, 여기에 소속되지 못한 것들이 속해 있는 무소속의 도시... 그래서 여기에는 없는, 그래도 어딘가에 있는...
어쩌면 사진 속, 어쩌면 사이버 스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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