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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이미지는
전시공간에서 홍보를 위해
e-mail로 보낸 사진을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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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6.05.29.월~2006.06.2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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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
문혜자, 박광자, 이돈순, 이성자, 임형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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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
눈을 감아도 월드컵의 함성이 울려 퍼지듯, 현대예술관에서 작품을 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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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도 월드컵의 함성이 울려 퍼지듯, 현대예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시면 음악이 살아 춤추는듯한 환상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예술 속에 녹아든 음악적 요소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현대예술관 기획 Music in ART展」에서 작품의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숨어있는 음악요소를 찾아보십시오.
눈으로 보는 환상곡을 표현한 문혜자 작가는 번갯불이 번쩍이면서 하늘이 진동하듯 찰나적인 느낌을 화면에 담아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작가는 작품을 창작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고 Canvas에 붓으로 듣고 잇는 음률의 세계를 펼쳐나가며 풍부한 색채, 작열하는 듯 여러 겹의 물감 층들이 문혜자의 추상표현주의풍의 화면을 수놓습니다.
작가 박광자는 무형의 아름다운 음악이 화면에 반영되어 구성을 이룹니다. 매혹적인 색채감각, 활발한 붓 터치, 감성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는 PARTITA(소나타) 시리즈의 작품을 선보이며 현악기와 악보, 피아노 건반의 단면적인 도입이 정감 짙고 환상적인 화면 구성 속에 겹쳐지며 독특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각의 영역인 회화에 청각적인 요소를 직접 도입한 이돈순 작가는 낡은 느낌의 목판에 음각을 한 후 생활 주변의 오브제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식물들을 음악과 함께 표현합니다. 작품 속에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작품의 묘미를 한껏 더해줄 것입니다.
동양의 수 개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바이올린, 첼로 등의 현악기는 작가 이성자에게 있어서 제2의 인생 출발을 위한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음악적 요소가 작품과 접목되면서 삶의 새로운 의미를 가진 이성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우리의 삶 또한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임형준 작가는 초현실주의 기법을 통한 새로운 상상력의 조형을 펼치며 다른 작가들과 대비하여 공간에 입체감을 줄 것입니다. 임형준이 줄곧 지향하고 있는 주제는 '소리'이며, 소리에 담겨져 있는 의미는 자신 내면의 소리이기도 하며, 잊혀진 삶에 대한 이야기이고, 소외된 삶들의 아우성이기도 합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줄 특별한 전시에 오셔서 여름의 더위를 날려버리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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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준의 작품세계
초현실주의 기법을 통한 새로운 상상력의 조형
90년대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다양한 이념의 미술문화층이 형성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특징을 확정지을 수 있는 세력이 형성된 것은 아니다. 그러한 다양한 이념의 부류 가운데
한 가지가 초현실주의의 경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경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은 아니지만 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초현실주의 경향은 대체로
동시대성의 이미지를 통한 작가의 상상력을 초월적 현실성에 두고 일상과 역사 그리고 가상
적 조형을 중심으로 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초월적 현실의 상상에 바탕을 두면서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 중의 하나가 임형준이다.
임형준이 줄곧 지향하고 있는 주제는 '소리'이다. 이러한 소리에 담겨져 있는 의미는 자신
내면의 소리이기도 하며, 잊혀진 삶에 대한 이야기이고, 소외된 삶들의 아우성이기도 하다.
이러한 무형의 소리를 표현하는데 있어 그는 '나팔' 이라는 소재를 중심적으로 이용한다.
나팔은 그의 작품 곳곳에 장치되어 나타나는데 악기 상자 속에서는 악기로서 보여지고, 호
박 위에서는 생명체의 소리를 들려주는 듯 하며, 인체 위에서는 사람으로 의인화되어 나타
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나팔이 사람을 의인화시켜 표현된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그의 작
품 곳곳에 보여지는 이 나팔들은 사람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조형적 상징성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소리의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서 나팔 뿐 만 아니라 피아
노의 건반을 인체나 나무에 접합시켜 '소리'에 대한 다양한 조형적 실험성을 시도하고 있음
을 볼 수 있다.
임형준이 주로 사용하는 조형적 기법은 오브제의 이용과 초현실주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한다. 오브제의 이용은 기존의 나팔과 같은 악기 또는 사물들의 실
물을 석고로서 떠내거나 실물과 유사하게 그대로 만들어 오브제화 하여 만든다. 그리고 이
러한 오브제들을 서로 환치시켜 새로운 이미지의 조형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오
브제의 차용은 순간적 감성을 존중한다. 곧 사물을 보고 느끼는 동시에 이미지를 그대로
복사하여 오브제화하고, 또 이들을 서로 환치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임형준 작품세계의 특
징인 초월적 현실주의 형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오브제들의 이용과 환치는 순간적
재치와 순발력을 요구하는데 이는 새로운 이미지의 형성과 새로운 조형성을 갖추게 하기 때
문이다.
최근 임형준 작품의 경향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옛 역사인 가야문화의 유물과 자신
이 주로 사용하던 소재인 나팔과 접목시키고 있다. 곧 가야시대 유물인 '가배'에 나팔을 접
목시킨다던지 '기마 인물형 토기'에 나팔을 접합시켜 새로운 환치의 상상적 이미지를 나타내
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우리의 고대 생활상에서 나타나는 생활용품과 동시대적 조형
물과의 관계성을 통하여 새로운 조형품을 탄생시키려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
니라 유물의 발굴 현장에서 파묻혀 있는 유물을 보면서 그 시대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름
없는 익명의 삶들을 생각하고 또 유물들을 발굴해 냄으로서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시켜 내듯
이 자신의 창작으로서 이 세대에 사라져 가는 것들 또는 스쳐 지나가는 삶의 이야기나 이미
지들을 '나팔'이라는 상징성을 통해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최근 작품들은 전통의 동시대적 재해석에 대한 연구이며 나아가 자신의 끊임 없
는 창의성의 확장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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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자, 신세계를 위한 교향곡
바이올린, 첼로...이 현악기는 나 자신에게 있어서 제2의 인생 출발을 위한 신호탄이었으며, 동양의 수 개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인지하게 된 계기로 본다.
44평의 땅에 새로운 집을 짓고, 기도하여 낳은 아이가 4월 4일 4시에 넷째 딸로 태어나 아름다워야 할 사춘기를 눈물로 지내면서 살아야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위해 지구의 저편에 가야한다는 강박 관념 속에서 지내야 했고, 어린 날부터 삶-생명 그 자체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1970년대는 한국을 떠난다는 것은 거이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교육받던 시기에 결혼도 하지 않은 여성이 지구 저편을 간다는 것은 크나큰 모험이 아닐 수가 없었다.
지금은 코메디의 일부로 남아 있을 법한 미니스커트, 장발단속, 통행금지 등 자신은 그리 오래 살지도 않은 듯한데, 사회의 관습과 도덕률은 엄청난 변화를 겪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며 살아온 느낌이다.
6.25동란의 후유증 속에서 동양철학의 미신을 피해서 여성이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란 너무나 힘겨운 투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름다움에 대한 기도가 타인과는 같을 수는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그림들은 생명을 건 간절한 기도 속에 피어난 애절한 갈구의 세계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의 평안이 자신을 위한 것임을 일찍부터 감지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상생의 미학 이것이 자신이 존재 할 수 있는 길임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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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
이돈순 ‘꽃의 노래’ - 꽃과 사물(objects)에 깃든 생명의 욕망과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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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순 ‘꽃의 노래’ - 꽃과 사물(objects)에 깃든 생명의 욕망과 일상
나는 꽃을 그린다. 그러나 꽃은 내게 있어 마음 안팎 도처에 피어 있으면서도 너무나 자연스러워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없는 소소한 일상처럼 항상 관심의 무게중심에서 자신을 감춰버린다. 삶의 한 순간만을 자극하고는 이내 사라져버리는 꽃, 그것은 인류의 창조적 본성과도 닮아 있다. 스스로를 드러내기에 앞서 그 어떤 존재감을 형용하는 수단으로 한층 익숙한 친구들이다.
어릴 적, ꡒ 꽃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에 나는 꽃을 그리지 않는다.ꡓ고 강조하시던 한 은사님의 화두와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되새기게 되면서, 역설적이게도 나는 꽃의 표현 가능성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술이 그 아름다움의 화신이랄 수 있는 꽃을 넘어설 수 없다는 생각-즉, 꽃을 향한 자유로운 표현적 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저 무수한 꽃들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대상적 특질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표현 주체인 인간의 의식적 한계를 제약하는 관념의 문제일 뿐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숨 막히는 ‘아름다움’의 막다른 골목 안에 꽃들을 몰아넣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비유적 언어와 그 언어의 구조를 따르는 인간 자신의 추상적 관습에 불과하다. 마치 그것은 주문자의 설계에 따라 생산물의 사양과 목적을 처음부터 규정해 놓은 주문자 상표와 다르지 않다. 똑같은 언어의 구조를 쫓아 우리는 꽃들이, 혹은 식물들이 얼마나 아름답고도 아름답지 않은지 또 얼마나 인간적이며 동시에 인간적이지 못한지- 따라서 얼마나 꽃다운 존재인가를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
지구상엔 25만종 이상의 꽃이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로 다른 형상으로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를 발산하며 지구촌 축제를 연출하는 그들은 제각각 자신의 생태계를 형성하며 독특한 생존과 진화의 방식을 추구해 왔다. 따라서 인간의 욕구를 채워주는 정서적, 문학적 감상의 대상이나 약초로써의 효능 이외에, 꽃들에게도 인간과 동등한 가치와 고유한 삶의 방식이 추구될 수 있음을 그들 편에서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고통과 불행, 폭력과 기만, 사기 등과 같은 갖가지 생존의 방식들은 그대로 우리네 인생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이며, ‘아름다움’으로 고착된 꽃에 대한 기존의 관념이 지나치게 편협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75년 이상을 살면서 단 하룻밤만 꽃을 피움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뽐내는 ‘달선인장’의 일생은 그 어떤 수행자의 삶보다도 숭고하다. 이는 달콤한 찰나의 유혹을 뛰어넘는 지칠 줄 모르는 인내와 고단한 자기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방사능 물질을 흡수해 저장한다는 해바라기의 씨는 잘 계산된 수학적 질서를 따르고 있어 마치 인간의 기계문명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정교한 물리적, 기하학적 구조를 구성한다.(소용돌이 모양을 한 21개, 34개, 55개, 89개, 큰 것의 경우 144개의 씨로 이루어진 각각의 수는 앞선 두 수의 합계에 의해 규칙적인 배열을 형성한다.) 다양한 꽃과 식물의 외연적 질서 가운데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수리적 규칙성은 일종의 황금비와 같이 수많은 자연현상 속에 내재하며 미술과 음악의 기반이 되는 조화로운 자연적 비율 및 리듬의 역사적 경험치와 연관된다.
이처럼 꽃들에게도 자기표현에 따르는 놀라운 자연계의 준거와 문명적 요소가 깃들어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들 상호간에도 교신 가능한 정보기능을 보유하면서 서로 사랑하고 섹스하며 때로는 질투하고 계산적인 모습으로 경쟁자를 의식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인간 자신을 타자와 관계 맺고 있는 다채롭고 존중할 만한 가치들을 공유하려는 노력이 전제될 때 비로소 의미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은 내 존재가 우주의 운행에 동참하고 있는 작은 행성임을, 또한 드넓은 대지를 변덕스런 황금비로 수놓는 이름 없는 한 점 풀꽃임을 무한한 시간의 기억 속에 새겨 넣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꽃들의 생존전략에 깃든 유연한 자기 신축성에 주목한다. 그런 만큼 나에게 꽃과 식물의 세계는 외적 형태감을 수용하는 단순한 소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자기 신축성은 적자생존의 냉엄한 확률이 지배하는 자연계에서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한 치열한 본능적 욕구인 점에서 보다 진실할 뿐 아니라, 거기서 발견되는 무수한 원리들은 자연계의 법칙인 동시에 거스를 수 없는 조형어법으로 자리하기 때문이다. 꽃과 식물들의 자기 변용과 타자와의 적응방식은 현대미술의 변형․ 왜곡을 통한 생존전략, 즉 강력한 현실세계로부터 스스로의 진실과 자율성을 지켜가려는 역설적인 자기부정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동시에 오늘날의 복잡다단한 현실의 단면을 재현하기 위해 추구되고 있는 자기 해체나 혹은 낯선 것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자기 정체성의 확대 방식과도 공유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의 권력구조 속에 녹아 있는 성 정체성의 왜곡과 모순은 기실 꽃과 식물의 생활사를 통하여 훨씬 오랜 역사적 계보를 이룬다. 꽃가루를 옮겨줄 곤충을 꾀기 위해 꿀이 많은 것처럼 위장하는 꽃이 있는가 하면, 더 많은 열매를 얻기 위하여 수꽃으로 있다가 상황이 좋아지면 암꽃으로 변하는 꽃이 있다. 심지어는 환경에 따라 성전환을 하는 꽃도 있다. 또한 꽃은 자기 자신과 전혀 다른 종, 이른바 벌과 나비 같은 곤충에서부터 조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에 의존해 수분을 일으킨다. 이는 자신의 본질을 타성의 힘에 효율적으로 기탁함으로써 스스로의 성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최종적인 목적성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고도의 자기표현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다. 마치 예술이 풍부한 감동의 구현을 위하여 전의적(轉義的)인 수사에 조탁하듯, 꽃의 생명력은 벌과 나비라는 간접적 은유 속에 암시된다.
꽃의 생명의 표현에 깃든 암시와 은유는 내 작업 속에 기용되는 사물들과도 그대로 연결되는데, 이것은 내가 생활이나 화면 속에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사물들과 특별한 형식으로 관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들은 때로 소설속의 ‘쓰레기’처럼 특정한 존재를 추리하도록 만드는 삶의 흔적이거나, 그 삶의 소통 가능성과 연관된 희미한 일상의 궤적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오브제(objet)화된 사물은, 그야말로 딱지도 안 뗀 신상품을 마주할 때와 같은 새롭고 가슴 설레는 쇼핑과 소유에의 욕망, 신선한 발견의 쾌감을 동반하면서도 예측불허의 낯설고 경이로운 생명현상을 잉태하는 꽃가루에 가깝다. 즉, 사물을 구성하는 각각의 오브제는 그 자체로 고유한 사회적 의미와 물리적 체계, 미학적 특성을 고루 갖춘 독립적이면서도 개연성이 풍부한 생명체로 선택된다. 뿐만 아니라 조합과 결합, 나열, 변형 등과 같은 독특한 조형적 연출을 통하여 다시금 스스로의 물성을 실현함으로써 창조적 실험과 사적 체험의 진정성에 조응(照應)하는 효율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나는 하나의 사물을 기호화된 세상의 대응방식으로만 이해하지 않는다. 그것은 문화로서의 삶의 체취와 선택의 기호가 묻어있는, 내면적 외화(外化)로서의 사물들이자 동시에 부정할 수 없는 자기 발현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나는 작업 전반을 통하여 그것들이 단지 내 소소한 일상과의 사적 속삭임에, 그리고 최소한의 규율과 자기 소통의 체계를 간직한 체험적 고양의 형식에 의해 지배되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나는 소통이, 개인의 범위를 넘어 전체라는 볼륨을 가지려 할 때 불가피하게 혹은 조급하게 기대게 되는 권력의 무게와 유혹으로부터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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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자
번갯불이 번쩍이면서 하늘이 진동하듯 찰나적인 느낌을 화면에 담아보려고 노력한다. 나의 정신을 온통 빼앗아간 무의식의 상태에서 그 무엇이 꿈틀 그려 붓 놀림이 시작된다. 그 무엇은 때로는 현실에 대한 굶주림이나 항변 일 때도 있고 때로는 형용할 수 도 없는 낭만의 표현일 수 도 있다.
빅벤드가 이끄는 현대적인 느낌의 재즈 연주나 불협화음의 현대음악의 오케스트라에서 접하는 신선한 충격은 곧 그 무엇의 에너지와 일치 한다..
그 무엇의 표현이 자주 자연의 일부 즉 광활한 벌판, 험악한 산맥, 그리고 식물 등 우주의 모습일 때가 있다. 때로는 상상의 우주일 수 도 있다. 높은 산이 있으면 낮은 벌판이 있고 초록의 나뭇잎이 있으면 붉은 꽃잎이 있으며 그리고 물이 조용히 흐르다가 갑자기 낭떠러지로 곤두박질한다. 이러한 자연의 리듬과 음악의 리듬은 일치하지 않은가? 나의 감정도 시시 각각 변하며 리듬을 타고 흐른다. 나는 색상의 리듬도 의식하며 사용한다. 덥지도 춥지도 않게 리듬을 타고 흐른다. 그리고 음악이 흐른다. 2006, 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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