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박승천은 일상적인 삶을 통하여 바라보는 현상들을 화면의 분할이라는 작가만의 공간 해석으로 작품을 전개해가고 있습니다. 작가는 현실을 치열하고 불안하고 선명함이 드러나는 세계로 바라보고 있는데 이러한 일상에서 벗어난 현대인들의 감성을 꿈의 몽상적 요소들로 변형시킨 내재적 표현으로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작품은 이러한 현실 존재에 대한 불안함을 묘사한 공간과 그곳에서 벗어나려는 대립된 무의식의 서정적 공간이 대치하고 있는 이중구조를 이루며 화면분할을 통해 보여지고 있습니다. 화면분할에 의한 표현은 작가가 갖고 있는 갈등의 상황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것은 외부의 물리적 현실과 내부의 상상적 의식 사이에서 충돌하게 되는 또 다른 측면에서의 형상화로 보여지며 공간 배분을 반반씩 혹은 삼분의 일씩, 또는 더 크고 작은 공간으로 나누어 동시에 일어나는 잠재적인 시간의 흐름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작품 '시간-형상 이미지'와 '지우기-기억 이미지'에서는 몽타주된 외부 형상을 반복적인 붓 터치와 마티에르로 여러 겹의 층을 이루어 내면의 심리적 기운을 느끼게 하려고 하였고, 사실적인 환영을 나타내려는 의도에서 생략과 단순화 된 표현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승천의 작품은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이미지로 보여지는 공간과 화면의 붓질을 통해 나타난 서정적이고 추상화 된 공간의 대조적, 시각적 설정의 시도로 회화영역의 확장을 모색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