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비디오 아트의 미학적 경향은 크게 두 가지 미적 전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모울펀드(Mowelfund)> 영화학교에서 나온 실험영화의 전통이며, 둘째는 필리핀의 개념 예술에서의 거장이라 할 <로베르토 챠베트(Roberto Chabet)> 의 작품과 영향에서 나온 개념미술의 전통입니다. <엘버트 바나레스>와 <리안 베르가라>의 작품은 전자의 실험 영화에서 나온 작품으로 낭만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필리핀 거리의 명물인 지프니(Jeepney: Jeep)를 개조한 대중교통수단)의 혼합적이고 특이한 미학과 비슷합니다. 빠른 편집, 부드러운 장면전환과 춤추는듯한 카메라의 움직임이 이 전통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 작품들은 작가 자신들의 개인적이고 격정적인 감정을 나타내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편 <게리 파스트라나>와 <로날드 아나딩>과 같은 개념 미술의 전통을 따르는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특정한 개인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작품들은 꾸며지지 않은 장소에서 조명 없이 촬영되며, 고정된 카메라는 반복적이고 임의적인 행위들을 기록합니다. 이 작품들은 기호들 간의 대수적인 관계가 나타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 결과 이 작가들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미지들을 은밀하고, 평범하지 않은 내용을 담은 이미지로 만들어 내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