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하이 테크놀로지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근원을 향한 무한한 노스탤지어를 꿈꾼다. 노스탤지어는 환상적인 내러티브의 신화의 세계로 인도하며, 신화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은 시공을 초월한 미의 정수를 보여준다. Botticelli의 걸작 The birth of Venus는 조개에서 탄생하는 미의 여신, Venus의 이미지를 통해 이상저긴 섹슈얼리티를 암시할 뿐 아니라, 여신을 보호하고 있는 조개로부터 원형질적 유기체의 탄생과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제시한다.
본 전시는 비너스의 탄생에 관한 신화를 토대로 아름다운 여신의 탄생을 조개의 유기적 생명력과 역동적으로 소용돌이치는 움직임을 통해 현대적 패션디자인으로 재해석한다. 조개의 조형성에서 보여지는 나선상의 레이어드 구조는 인간의 몸을 유연하게 감싸 흐르며 소용돌이치는 생명의 역동성과 여성적 부드러움을 동시에 드러내면서 미의 탄생을 예고한다. 균열하듯 퍼져나가는 물의 느낌과 빛을 반사하는 유리의 투명함은 미묘한 컬러조합을 생성하면서 신비로운 여신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볼륨감있는 겉과 인체를 강조하는 안의 대립된 실루엣, 투명하고 구조적인 외부와 부드럽게 광택이 흐르는 내부의 대립된 재질감, 무채색과 다채로운 핑크 컬러들의 섬세한 조우는 조개의 3차원적 레이어링을 재현하면서 여성적인 감성을 표출한다. 보닝과 플리츠의 조합은 기하학적 단순성과 함께 나선형으로 굽이치는 조개의 역동성을 암시한다.
금번의 전시는 이와 같은 테마와 컬렉션으로부터 전개된 패션디자인 컬렉션과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창의적 발상을 위한 primary research와 디자인 발전과정에 보다 초점을 두면서 진행되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첫 번째 개인전이나 관람해주신 분들의 따뜻한 충고와 격려를 통해 앞으로 보다 성숙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