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시 기획 의도
현대서예의 당면과제를 살펴보기 위한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 “환원과 지향”전은 현대서예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두 명의 현대서예가들의 독특한 서예술을 통해서 현대화된 서예술이 무엇인가를 감상할 수 있다.
2. 전시 취지
이번 기획전시는 외부의 미술평론가를 초빙하여 기획된 전시로서 객관성과 검증의 차원에서 그 의미가 깊다.
특히 전시의 투명하고 객관적인 측면에서 작가와 작품을 미술평론가가 검증을 하고 평가함으로써 보다 나은 전문성과 예술성을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3. 전시회 내용
환 원 과 지 향 展
-수산 이종균, 백산 류기곤의 현대서예-
오늘날 많은 현대 서예가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하면 구속된 유형의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이미 박물서예는 규정된 틀을 따라잡기에만 급급하다보니 정작 해체적 가능성을 상실해왔었다.
과거에만 얽매인 답습의 결과로 나타난 고립감은 당연히 현대서예가들이 벗어나야만 하는 당면 과제다. 그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탈출구는 전이 혹은 복제를 답습하기보다는 환원과 지향으로 이끌어 가는데 있다.
서(書)에 있어서도, 이미 지나간 문장과 필획을 따라잡기보다는 서예가 자신이 스스로 창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일환으로 이번 기획전에 참가한 두 명의 서예가는 필획의 파괴, 문장의 파괴, 형상과 필체의 자유로운 구사가 유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때론 그것을 퍼포먼스로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 시도로서의 “환원과 지향전”은 현대 서예의 해체적 나아감을 표방하고 있으며, 탈구성을 그 바탕에 두고 있다.
자연과 인간은 생겨나고 사라지는 순환을 항상적으로 겪지만, 이것은 하나도 아니고 다른 어떤 것도 아니다. 그래서 막힘도 거리낌도 없다.
자연 속에서 자연의 천리(天理)를 음미하고 유유자적 하는 삶의 모습이 잔잔하게 묻어나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의 사실로써 간주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종균의 먹의 향기는 인간과 자연이 분리될 수 없다는 영혼의 움직임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류기곤의 서예를 향한 몸짓은 인간이 존재론적으로 자연 속에 근거해 있음을 시정의 여정으로써 파악해 내고 있다.
그래서 이종균과 류기곤은 먹과 종이라는 물질을 현대적으로 환원함으로써 자연의 순환적 지향을 예술로 표방해 내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