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M은 2006년 봄을 맞이하여 <바다와 나비>라는 주제로 공성환 근작전을 마련하였다.
1955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작가 공성환은 1989년 데뷔 당시 인물과 자연을 대비한 이원적 구성작업에서 점차 인물이 배제되고 자연이 전면적으로 부각되는 사실적 풍경 작업으로 자연의 내면세계를 탐구해 온 작가이다. 그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보다는 ‘소외된 장소의 자연’, ‘이름 없는 들꽃’, ‘시들어 가는 식물’ 등을 묘사력에 치중하기보다는 겸허하게 형상의 촛점을 흐릿하게 표현함으로써 애틋한 격조의 작품 세계를 구현해왔다.
이처럼 절제된 표현력으로 애틋한 정서를 자아내고 있는 공성환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자문하는 가운데 이를 <낮달 시리즈>로 형상화하기도 했다. 낮달은 삭막한 도심을 푸근한 감성으로 감싸 안는 자신의 모습과 일치시켜 표현한 작품이다. 공성환은 그의 작업노트에서 “콘크리트로 숲을 이룬 삭막하기만 한 공간도 그 사이로 달이라도 떠오르면 그래도 여기가 ‘살만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할 수 있는 아무런 역할도 없는 듯 하지만 오직 쳐다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자에게만 한 점 그리움으로 한마디 위안의 말로 작용하는 낮달, 그 무효용의 효용이 예술행위 일반과 너무나 닮지 않았는가. 스산하던 풍경을 푸근한 감성으로 감싸주는 달,.....”이라고 말하고 있어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대구는 물론 서울지역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공성환은 이번 전시를 통해 <바다와 나비>라는 주제로 총 20여점의 근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의 사실적 풍경 작업과 달리 이번 전시에 출품될 근작은 바다와 새, 꽃과 나비 같은 연상적 결합이 아닌 <바다와 나비>라는 낯선 관계의 비현실적인 풍경작업으로 구성되어 상상력이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한다. 바다 위를 나는 나비는 자칫 무모한 캐릭터로 보일 수 있지만 꿀을 따는 노동과는 관계없는 무상(無償)의 날개 짓으로 진정한 자유와 자아실현을 위해 거대한 바다 위에서 고단한 날개 짓을 하는 자유인을 연상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전시는 작가 공성환이 다년간 현실적인 소재를 사실적으로 다뤄 온 풍경작업에서 인간 삶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이상적 풍경작업으로 새롭게 변모되어가는 과정을 엿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