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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이미지는
전시공간에서 홍보를 위해
e-mail로 보낸 사진을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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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6.03.29.수~2006.04.11.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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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업<울 또는 서-울>에 대하여
1.
이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서울이라는 도시에 자연은 거의 사
라져 간다. 거대한 콘크리트의 건물들이 온통 도시를 누비면서 온
전한 자연의 모습을 찾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오히려 도심에서의
자연은 자연친화(自然親和)를 내세우는 아파트 광고의 홍보문구에
서나 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특정한 개념이 된 듯 하다. 이러
한 도시의 한복판에 살면서 나는 이번 작업을 했다. 그리고, 이 작
업들을 통해 보이고 싶은 것은 낯설게 느껴지는 이 “도시자연(都
市自然)”에 대한 나의 애정이다.
2.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가 자연이기에 자연을 지향한다. 때문에 도시
에 살면서도 인공이 만들어 놓은 물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온
갖 노력을 다하게 된다. 예컨대, 모니터에서 뿜어 나오는 전자파
를 차단하려고 선인장을 키우기도 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려
고 애완동물을 기르기도 한다. 반면에, 자연이 자연스레 생성해 놓
은 벌레들은 단지 박멸의 대상일 뿐이다.
3.
자연은 이제 도시인에겐 자연스럽게 교감 할 수 있는 환경적 토대
가 아니라, 활용목적에 부합해야 하는 인공적 상품이 되어 버렸는
지도 모른다. 자연을 향유(享有)하지 않고, 소비하는 이러한 방식
에서는 실용성이야말로 자연의 가치를 평가하는 유일한 판단의 기
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오만한 의식에 기초한 배타적인 자연
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연에 동화할 수 없는 도시적 양식
에 대해 모종에 결핍감을 느끼는 이율배반의 심리를 지닌다.
4.
도시에 사는 나 역시 이런 피해의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번 작업은 이런 우리의 피해의식에 대한 연민의 시선이자 왜곡된
자연관에 대한 소박한 성찰의 기록이다. 자연의 숨결을 느끼기 위
해 반드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거나, 야생의 정글을 누벼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산을 오르는 상춘객이거나, 필드를 거니는 골퍼
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동네 거리의 가로수에서, 보도블럭의 틈새
로 솟은 잡초에서, 초라한 도심 하천의 벌레 울음소리에서도 자연
의 역동적 생명력은 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느끼기 위해 필
요한 것은 척박하다고 믿는 도시환경에 대한 무책임한 투정이나 자
기연민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온
기와 시선의 섬세함일 것이다. 난 그런 태도를 통해 자연과 유리
(遊離)된 듯 보이는 도시라고 하는 인공의 섬에도 도처에 뿌리 내
리고 있는 생명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게 고마웠다. 그리
고 이 고마운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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