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견작가 최학보는 두터운 마티에르의 캔버스에 금속성 오브제를 ‘벽’의 이미지의 오브제 회화<mind map>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최학보의 “내그림 <mind map>속에는...” 어릴 적 대문을 나서면 좁은 골목을 따라 기다란 시멘트벽에 놀아줄 친구가 없는 날이면 벽면을 알 수 없는 선들로 가득 채우기도 하고, 몇 가기 색의 크레파스라도 있는 날이면 신이나 놀던 옛 시간으로의 ‘벽’에 남겨진 시간성을 음미한다. 옛날 기쁨 가득한 마음으로 몰입하여 벽면을 가득 채우던 소년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금도 작가 앞에 펼쳐진 캔버스를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신이 나는 현재 작가의 모습에서 까지의 고고학적 자아탐구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나의 그림은 벽이다. 그냥 벽이 아니라 나의 Mind map이 그려진 벽이다.”라 말한다. mind map은 작가의 마음속의 지도이기 때문에 시공을 초월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이 생활 모습과 마음 속의 바램을 암벽에다 그려놓았던 것처럼, 작가 또한 마음 속의 지도를 과거로부터 현재, 미래까지도 자유롭게 오가면서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벽을 통하여 한계상황으로서의 벽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진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작가 마음 속 사색의 흔적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러한 까닭에 벽은 또한, 작가가 살아가고 있는 우리시대의 모습이 새겨진 곳이기도 하다. 절박한 우리네 생활상을 차가운 금속성으로 표현하였고, 그런 가운데 다가올 시간에 대하여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은 화사한 꽃의 모습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