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있어 어느 멋진 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많은 이들이 어느_ 하고도 멋진_ 날은 다른 사람이 경험 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하고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되어야 할 만큼 기념비적인 일이 일어난 날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생을 돌이켜 보면 우리 삶에서의 어느 멋진 날은 그렇게 특별하지도, 눈이 번쩍 뜨이게 할 만한 사건도 없는 소소한 일상이 대부분이다.
‘평범한 삶이 특별하다’ 라는 명제로 요약되는 일상적 미학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표현하는 세 작가, 김유신_ 방정아_ 설종보_ 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우리 삶의 투박하지만 정겨운 풍경과 그 속에 어우러져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종국엔 삶의 궁극적 존재 이유가 되고 있음을 각인시키는 작업들을 선보인다.
김유신의 작품은 이중적 의미의 일상적 개념 중 긍정적 의미의 일상 생활에 초점을 맞춘다.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얻는 심리적 평온함을 경험해 본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그의 작품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상의 호소력과 함께 자아와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설득력이 있다.
너무나도 무의미한 일상이 작품소재이지만 독특한 관점으로 바라본 소시민의 모습을
일상적 에피소드와 버무려 소개하는 방정아의 작품은 작가의 소박하지만 예리한 직관력에 감탄하면서 無_의미한 일상이 어느덧 有_의미한 일상으로 변화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도시인에게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그림처럼 보이지만 첨단을 내달리는 현대에서도 엄연히 존재하는,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설종보의 작품은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 속에 서정적인 풍광과 따뜻한 사람들의 밝은 이야기가 녹아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고단하지만 일상적인 노동, 소탈하지만 행복한 가정생활, 나와 나를 둘러싼 외부 세계의 유기적인 관계 등 보는 이를 사로잡는 일상의 따뜻함은 결과적으로 인생살이 깊숙한 곳에 뿌리 박고 있는 인간 본연의 얼굴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하루하루가 내 생의 어느 멋진 날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