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젊은 작가들을 지원해오고 있는 송은 갤러리의 8월의 전시는 작가 신수정의 ”B.F Furniture Gallery“ 가구점으로 마련되었다. 이 곳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원래부터 가구점이라고 착각할 만큼 대규모로 재현된 완벽한 shop인 셈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이 가구점의 로고 속의 여인이 우아한 자태로 손님을 맞이한다. 실제로 B.F Furniture Gallery 직원들이 전시의 어시스턴트로서 (이들은 판매자의 역할을 맡는다) 전시장 방문객을 가구점을 고객으로 접대한다.
마치 1995년 일리아 카바코프가 (Ilya Kabakov) 퐁피두 센터 지하에 설치한 총체적 설치작업인 <우리가 사는 곳이 이곳이다>(C'est ici que nous vivons)의 관객들이 미술관을 기대하고 들어간 공간에 일상생활 공간을 완벽히 재현해 둠으로써 작가가 세워놓은 무대위에서 관객들은 연기자가 되듯이(그들은 일상을 연기한다), 작가 산수정의 코스프레를 연상케 하는 모습과 마네킹으로 착각하게끔 할만한 움직임은 이곳이 그녀가 사는 공간인지(가상공간), 관객들의 쇼핑의 공간(실제공간) 인지를 혼동케 한다. 평소 익숙하게 행동하던 일상적 움직임이 낯설어지는 순간이다. 그것은 아마도 일상을 사는 것은 익숙해도 일상을 연기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무대로의 초대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Freie Kunst ( Fine Art )를 수학한 행위 작가 신수정의 전작들은, 종교적 주제의 고찰과 예술가적 해석을 시도한 소규모 오페라적 성향이 강하였는 데, 이번 performance “B.F Furniture Gallery“에선 관객들을 무대 안으로 초대하여 ‘고객’ 이라는 한 역할을 부여한 셈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던 습관도 의식하게 되면서 어색해지기 마련이다. ” B.F Furniture Gallery”를 나오는 순간 개인의 모든 일상적 행위들이 의식되어지기 시작한다.
“과연 자신의 삶이란 무대에서 나는 그녀처럼 주인이었던가.”
박혜수(작가)
이번 전시는 젊은 작가를 발굴, 창작 의욕을 고취 시키고자 하는 “송은 문화 재단” 송은 Gallery 전시 공간 지원과, "B. F Furniture Gallery" 사 그리고”terrace” flower shop의 적극적인 참여 와 지원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