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주관적인 작업과정과 작품을 이해하는 일은 작품의 근저인 작가의 사상을 공감하는 일과 무관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작가는 삶의 다양성속에 베어있는 우리네 인간사의 희노애락적 표현을 정제된 수묵의 선과 담담한 색채와 함께 집이라는 이미지를 빌어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밝힌다.
수 많은 점의 집합이자 풍부한 표현 수단을 제공하고 있는 선은 작가의 작품에서 시간적 공간적으로 작용하면서 생명 활동의 기본으로써의 선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흔히 선은 이지적인 영역을 색상은 감성적인 영역을 지배한다고 하지만 작가에게 있어 정제된 선은 색에 못지않게 감성을 표현하는 절대적인 수단인 것이다. 작품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양한 삶의 상황을 유기체적 선들을 이용하였으며 곧 선은 생명의 기본 활동을 말하고 있다. 화폭에 담긴 다양한 선의 결과물들은 나와 당신 또한 내 이웃의 삶이 화면 속에 베어난 듯한 느낌을 뿜어내고 있으며, 그것은 다른 시간대에 서로 다른 모습과 감정상태를 보이고 있었던 다양한 형태의 분신인 선인 것이다.
서로 이질적인 삶의 행태를 상징하는 선들이, 하나의 전체를 이루며 만들어 내는 작품은 부조화와 조화 사이에서 삶의 다양성의 공존을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