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효숙은 "인간" 을 자신의 주제로서 꾸준히 고집해온 작가이다. 그녀는 소녀상, 때로는 성숙한 여성상, 나아가 성녀나 성자의 모습까지도 최대한 효과적이고도 극적으로 표현해내려 했다. 작가가 근래에 빚어낸 인물상들은 해체와 재조합 및 단순화의 과정을 거쳐 신체의 일부가 생략되기도 하고 왜곡되거나 변형되어 있기도 하다. 이것은 작가 김효숙이 적극적으로 삶을 끌어안으며 인간의 고뇌와 슬픔, 분노까지도 사랑으로 포용하려는 예술가의 혼이 담긴 능동적인 산물인 것이다. 작가는 이것을 "동그라미" 미학으로 풀어낸다. 김효숙이 말하는 "동그라미"는 형태적인 면외에도 사랑과 용서, 조화의 기호로서 오래전부터 사용한 상징적 주제이다. 그녀는 복잡다단한 현대미술의 흐름에는 초연한채 고집스러우리만치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예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며 고도로 급변하는 최첨단의 현대사회속에서 구태의연하면서도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주제인 "인간" 을 그녀의 작품속에 동그랗게 담아낸다. 또한 그녀는 "동그라미"시리즈 외에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작해온 "십자가"조각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그것은 그녀의 종교적 신앙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생성된 산물이라 하겠지만 그 십자가안에는 종교적 의미와 더불어 "동그라미"주제에 포함된 고뇌와 슬픔 등을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과 사랑이 담겨있다. 그외 함께 전시되는 작은 얼굴상과 그리스도상, 토르소 작품들이 어우러져 전시장을 매우며 이 작은 형상들은 강렬한 생명력을 자아내며 인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싶은 작가의 의지를 잘 담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