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예술의 선구자' '전위음악가' '행위예술가' '아방가르드, 즉 혁신적 예술 운동의 세계적 대가'등 수식어가 부족할만큼 예술적 족적을 남기고 지난 29일 타계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추모하기 위한 특별전이 마련된다. 10년전 뇌졸중으로 인한 좌반신 마비를 더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극복해온 그의 예술투혼을 가까이서 되돌아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2일(목)부터 20일(월)까지 대백프라자 10층 중앙이벤트홀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로봇 다비드를 비롯하여 로봇마라, TV첼로 등 총3점이 전시된다. 작품<다비드>와 <마라>는 1994년 6월 8일부터 12월 1일까지 뉴욕 아메리카센타에 출품된 대표작으로, 프랑스 대혁명(1789년)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들이다. 작품 다비드는 신고전주의 화가 다비드(David, Jean Jacques-Louis (1748-1825))가 그린 ‘마라의 죽음’을 모티브로 14개의 모니터를 통해 마라의 죽음과 백남준의 작품세계를 접목한 영상물들이 보여진다. 낡은 TV케이스와 라디오 겉케이스를 조합해서 만든 작품 겉부분의 드로잉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작품 <마라> 또한 15개의 모니터에는 영상물이 계속 보여지면서 팔을 양쪽으로 벌린 인체의 형상을 하고 있다. 로봇 다비드(DAVID), 마라(MARAR)를 비롯한 백남준의 로봇 개발은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제 2회 아방가르드 페스티발에 출연한 K-456 로봇은 걷고 말하고 노래하며 배설도 하는 것으로 20채널 짜리 라디오로 조정되는 것이었다. 1986년 이후 신시네티의 칼 솔웨이 화랑과 공동 개발한 로봇들은 테크놀로지의 부산물을 이용해서 만든 것으로 형상의 측면에서 개별적인 인간들의 나이나 성별, 그리고 각자의 개성을 얼마나 차별적으로 표현하는가의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함께 전시되는 <TV첼로>는 1995년 제작한 작품으로 그의 대표적인 비디오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투명아크릴박스안의 3개 모티터를 통해 자유로운 영상의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시인, 작곡가, 피아니스트, 화가, 철학자 등으로 활동한 백남준은 1984년 새해 벽두 전세계에 방영한 인공위성 TV프로그램 ꡐ굿모닝 미스터 오웰ꡑ을 통해 <비디오 아트>라는 새 장르로 우리에게 혜성처럼 등장했다. TV라는 매체를 처음 수용하여 TV 조각, 위성 작품, 로봇 장치들, 레이저 작품(post-video), 그리고 음극 튜브를 이용하여 합성된 이미지들이 끊임없이 펼쳐지도록 하는 후기의 거대한 멀티비전 비디오 작품들은 이런 그의 명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