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아의 눈은 젖은 달빛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올림피아의 빛나는 커다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죽은 사람처럼 창백한 올림피아의 밀랍얼굴에 눈이 없는 것만은 너무나 분명하게 보였다/ 눈이 있던 자리는 검은 구멍만 있었다/ 바닥에 피투성이가 된 채 뒹굴고 있는 눈알 두 개를 보았다.....(에른스트 호프만 「모래사나이」)
작품설명 : 종종 밀랍인형들과 자동인형들이 야기하는 불안감은 ‘겉보기’에는 살아있는 듯한 존재가 실재로 살아있는 것인지 혹은 생명이 없는 대상이 생명을 부여받았는지 의심케 한다.
생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서 생겨나는 이러한 혼돈은 불안감을 안겨주는 기이함의 한 정형적인 예이다.
「모래인간」에서 해독한 그 극단의 불안감을 안겨주는 기이함의 효과는 인형이 갖는 애매모호한 현존성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인형의 눈을 없애는 장면에서 비롯된다. 그리하여 인형은 불안감을 안겨주는 기이함을 부차적으로 초래하는 형상이 된다.
보이는 것에 대한 무의미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상품화된 인형을 사용하여 다듬어진 인형을 분해하고 도려냄으로써 현존성에 대한 무의미함과 도려내어진 눈과 눈이 없는 드로잉 작업들은 그런 보이는 것에 대한 무의미를 더욱 강조하고자 함이다.
또한 본인이 직접 모델화 되어 과장된 분장과 행위를 찍은 사진들은 보이는 것에 대한 또 다른 해석으로 볼 수 있으며 작가가 또 다른 내가 되어 새로운 이미지를 표출함으로써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의아함과 의문을 자아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