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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에서는 『갤러리 도스 기획 - 최원정 : 녹색의 문』 전시가 열린다.
최원정은 불면증 (Insomnia)이라는 주제로, 불면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사물들은 작가 주변의 익숙하고 친밀한 오래된 물건들로, 제각각 다른 크기와 공간감이 상실된 상태에 놓여있다. 이는 과거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사물의 이미지와 이러한 익숙하고 친밀한 사물들이 갑자기 낯설게 보이면서 기묘한 심리적 두려움을 일으키는 현상 (프로이트의 ‘언캐니(uncanny)’)을 반영하는 것으로, 현실세계에 있을법하지만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존재들에 의해 죽음과 삶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최원정의 작업은 정지되어 있는 스틸 이미지가 조금씩 움직이며 시계로 측정할 수 없는 가상의 시간 속의 부재의 순간, 불면의 진공된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불연속적인 인간의 기억처럼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허물고, 몇 초마다 반복되는 사물들의 움직임을 통해 우리의 잊혀진 삶 속에 억압된 의식을 강박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작가의 작업에는 3가지 종류의 거울이 등장하는데, 화면 안에 들어 있는 사물로서의 거울, 그 거울이 반영하고 있는 낯선 방 안에 놓인 거울 속 거울, 갤러리의 벽과 바닥에서 반영하게 될 실재 거울이 놓여 있다. 이 세 가지 종류의 거울에 의해 반영되는 가상의 풍경들은 실재 사물의 위치와 관람자의 위치를 혼동시키고 부인함으로써, 관람자의 지각을 좌절시키는 페쇄적인 경험을 일으키게 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배열된 거울의 표면들은 끝없이 복제되어 실제 사이의 경계로서 작용한다.
최원정은 사고와 감각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불면의 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작업 속의 시간과 공간은 정지해버린 진공의 상태에 놓여있고, 이러한 심상은 절대적인 고독의 상태, 강박적인 불안과 욕망, 체념과 고집의 표류, 죽음과 상실, 내러티브, 실제와 가상, 꿈과 죽음, 그 너머와 조우하는 경계의 시간 등의 모든 것들을 추억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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