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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이미지는
전시공간에서 홍보를 위해
e-mail로 보낸 사진을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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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6.09.27.수~2006.10.03.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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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
2003년 부터 서울 강남 일대의 룸싸롱과 모텔을 대상으로 작업이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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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부터 서울 강남 일대의 룸싸롱과 모텔을 대상으로 작업이 시작하였다.
이번 전시 작품은 2004-2005년에 작업한 것으로 중형 카메라를 1과 1/3의 필름면을 이용해 풀 필름에는 강남의 모텔과 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또한 과거 여관, 여인숙과 시대별로 인테리어에서 얼마나 차별적 인가를 깊은 심도로 유형학적으로 밝혀 보려는 의도이다.
1/3 부분은 이공간의 주인공에 대한 인물사진이다.
이 인물이 누구인가는 관심부분이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아웃포커스로 처리 했다.
인간의 성에 대한 관심은 역사 이후 인간 활동 가운데에서도 변함없는 남성들의 선호대상이다. 남자들에게 여자들은 시대에 따라 다양성을 가진 얼굴들 이었다.
이처럼 여성들이 남자에게 단순히 짝짓기의 대상이 아니라 쾌락의 대상으로 다가오는 또다른 영역인 것이다.
남성들의 밤 문화중 중요한 부분을 이루는 것이고 그것은 일부일처의 부부간의 밤문화 와는 별개의 다양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서울강남의 수많은 룸싸롱과 화려한 모텔의 조명...
1차 룸싸롱에서 2차 모텔로 가는 오늘날의 남성들의 음성적으로 즐기고 있는 밤문화 현장에 대한 영상에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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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종의『EROTICA』
우린 언제쯤 만났지? 엊그제 만난 듯 싶은데... 90년대 중반 내가 관여하던 한 사진 서클에서 우린 우연히‘만났다’그리고 십년을 훌쩍 넘기고서도 여전히 지치지 않고 만나고 있다. 술도 없이(그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커피 한잔을 놓고 동성끼리(더구나 그는 나보다 연배가 한참 위다.) 꾸준히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사진’덕이다. 그에게는 사진이‘낙’이었다. 만나는 동안 끊임없이 찍었고, 이렇게 만든 사진을 펼쳐놓고 의견을 물어오고 답 하면서 우린 조금 더 가까워져 있었다. 초기 그의 사진들은 좋은 사진이 별로 없었다. 시쳇말로 아마추어리즘이 역력했고 늘 보아 왔던 피곤한 이미지였다. 그것을 지적했고 그는 받아 드렸다. 지천명을 통과한 사내가 오래도록 몸에 밴 시각을 나이 어린 선생의 지적으로 버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이 돈 푼께나 있고 시간 있는 한량들이나 하는 짓거리 같지만, 나도 해봐서 안다.‘사진 찍기’는 그대로 노동이다. 그에게 밥벌이도 안 되는 고역을 하도록 충동질했고, 그도 나처럼 그것으로부터 즐거움을 얻는‘사진 건달’로 변해갔다. 그리고 깨달은 것은? 사진의 역할이 사물을 복사하는 데 그치거나 표피적 아름다움(현대 예술을 서술하는데 적절한 용어가 아니지만)에만 머물 때‘놓쳐 버린 무엇이 많지 않겠느냐’는 정도? 사진을 찍을 때, 대상과 교감되는 소위‘감’의 등가성은 사진 찍는 자에게 중요하다. 그러나 그‘감’을 의식화 시키고, 이미지로 형상화 시킬 수 있는 능력, 즉‘감’을 당대적 대응물로 알레고리 화 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경지이다. 이런 논의는 때로는 고통스럽겠지만‘만남’의 시간을 이렇게 채워 간다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사진 책「에로티카(erotica)」는 그런 시간의 흔적들이다. 그러나 포르노그래피 수준의 호기심으로 이것을 볼 요량이라면 차라리 실망스러운 것이 될 것이다. 핵심적인 것은 여인의 몸에 대한 눈요기 거리가 아니다. 그것을 의식해서 일까? 인물들은 누구인지 모르게, 몸의 구석구석을 자세히 볼 수 없게, 두루뭉술하게 뭉겨져있다. 이것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 사진들에서 보여 지는 것은 여자들인데, 찍고 싶은 것은 남자들이다. 즉 까발리자면 이 사진들에서는 한 사람도 보이지 않지만, 남성들의 잠재의식 밑바닥에 은밀히 감추어진 일탈에의 욕망이나 도착(倒錯)된 본능에 카메라는 정 조준되어 있다. 어둠의 힘을 빌려 드러나는 남성들의 디오니소스적 축제와 은밀한 성의 뒷거래가 원더랜드와 같은 낯선 풍경 속에 알레고리 형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빌어먹을, 어제 마신 술이 깨기도 전에, 골이 깨지고, 아직도 속이 뒤집히는데 또‘룸’에 나와야 하는 바커스의 여제관(女祭官)들과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지하의 밀실로 연기처럼 스며드는 방종자의 욕망에 불을지를 부적절한 풍경들을, 이 책에서 조심스럽게 방점(傍點)을 찍고 싶은 부분이다.
세이렌(Seiren)의 노래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먼저 호메로스의「오디세이아」에 나온 바다의 님프인‘세이렌’을 연상 시킨다.‘세이렌’이 부르는 환상적인 노래는 바다를 건너는 모든 남성을 대상으로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바다에 몸을 던지게 만든, 파멸을 부르는 노래가‘세이렌’의 금기의 노래 소리이다. 그래서 귀를 막거나 오디세이처럼 돛대에 몸을 묶고 이‘환각의 바다’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 나라는, 70년대가 끝나 갈 때 까지 밤 12시가 되면 통행을 금지시키기 위해서 확성기를 통해‘세이렌’소리를 들려줬다. 그 때 나는 더 이상 고향인 이타카(집)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해야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에는 그 둔탁한 기계음인‘세이렌’의 소리는 듣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세이렌’ 소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더 은밀하게 도시의 밤거리를 떠돈다. 아니 강남 룸살롱의 님프들은 노래하지 않는다. 마담의 핸드폰을 통해 은밀히 유혹하기도 하고, 밤안개처럼 슬며시 다가 와, 옷소매를 끌어당기는 삐끼들의 수작으로 진화했고, 오색찬란한 네온 간판이나, 승용차 유리창에 끼워둔 섹슈얼한 스티커로 둔갑하기도 했다. 퇴근길에, 소주로 일차를 끝내고, 거리를 나선, 이 땅의 오디세이들은 아름다운 여인을 뿌리치고, 귀를 막고, 눈을 가리며 이 밤바다를 무사히 통과하여 그의 이타카로 갈 수 있을 것인가?
밥벌이에 시달린 이들이 일상의 단조로움이나 진부함을 털어 버리고 싶을 때나 더 많은 명예와 권력에의 욕구, 혹은 성에의 갈망, 세상의 안쪽으로 진입하고 싶은 사람들이나, 그곳에 오래 머무르고 싶은 사람들에게 밤 님프의 유혹은 언제나 유효하다. 이완종의 사진이 먼저 주목하는 것은 이러한 남성들의 밤 문화이다. 역사 이래 지칠 줄 모르고, 은밀히 펼쳐지는 밤의 디오니소스적 축제는 일견 지지직거리며 불꽃 튀긴, 고장 난 전신주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유효하고 번창 중인 이 축제를, 이제 지하의 계단을 조심스럽게 밟고 내려가 살며시 엿보자.
디오니소스(Dionysos) 축제
사진은 하나의 프레임에 첨예한 사진가의 정신을 세운다. 한 프레임의 미학은 사진의 역사속에서 한 번도 낙후 된 적이 없었다. 아니 더욱 강화되어 왔다. 예로서 앙리 까르띠에 브레숑(Henri Cartier Bresson)의 결정적 순간은, 한 프레임 안에서 공간과 시간을 절정으로 밀고 올라간다.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대상과 맞닥트려 한 번에 모든 것을 결정지으려 하는 사진은 영화나 비디오 같은 동영상과의 근본적 차이를 둔다. 그래서 사진가가 빚은 1과 1/3 이라는 프레임은 낯설다. 그러나 이 기형적 프레임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한 쪽 프레임을 가리고, 한 면만 본다면 얼마나 결핍된 이미지인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우측의 온전한 프레임은 룸살롱의 풍경들로, 이런 이미지는 많이 봤다. 그만큼 익숙하다. 좌측의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뭉개진 여자들의 초상 사진도 특별한 것이 아니다. 원래 좌측의 여자는 우측의 공간 속에 함께 있었다. 한 프레임에 함께 찍어서 공간과 여자의 관계를 보여주려 한 것이 익숙한 사진 찍기이다. 사진가는 한 프레임에 담아도 좋을 이미지를 둘로 분리하여 찍음으로 일단 익숙한 것으로부터 결별했다. 이 사진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이 치밀하게 계획 된 이미지 제작 방식 때문일 것이다. 하나를 둘로 쪼개고, 다시 하나로 결합하여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다. 우측의 화면은 심도 깊고, 넓게, 세밀한 디테일이 드러나도록 촬영되어 있다. 방의 인테리어나 조명, 술잔의 배치 같은 것이 객관적 시선으로 담담하게 촬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방들을 장식할(어쩜 이 여인들이 없으면 이 화려한 장식의 방은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디오니소스의 축제를 위해 차출 된 바커스의 여제관을 찍었다. 상반신 위주로 아웃 포커스 된 모습에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그것이 무엇이 중요하랴!), 이 방의 화려함에 어울릴만한 미모를 가진 어린 여자들임은 알겠다. 이 기묘하게 대비되는 이미지 동거가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이 너무 빤한 이야기를 인문학적 상상력의 경지로 밀고 올라가게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여인들과 룸살롱의 거처는 지하의 공간으로, 삶으로 부터 일탈을 꿈꾸게 하는 은밀한 사적 공간이다. 밤이 내리고, 부나방처럼 하나 둘씩 남성들이 찾아든다. 이런 저런 목적으로 밤늦은 카니발에의 참가는 일시 어색하기도 쑥스럽기도 하지만, 몇 차례 양주잔이 돌고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어느 사이‘우리가 남이 아닌’단단한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그 때, 이 사적(私的) 공간은 슬그머니 공적(公的) 공간으로 변한다. 아름다운 여인과 비싼 양주가 사적 공간을 공적 공간으로 만드는 연금술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외부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가운데‘내’가‘우리’가 되는 동일화의 공간 체험은 짜릿하다. 그러기위해 이 공간 구성은 보다 치밀해야 한다.
이미 이성의 장벽이 허물어진 쾌락의 공간이지만, 좌석의 배열과 오고가는 술잔이나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순서와 같은 격식에서 사회적 권력이나 얽힌 이해관계가 은연중 드러나기도 한다. 사회적 진부함이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 사적 공간에서 발견되는 사회적 위계는 여자의 선택권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날의 최상위 권력자는 중앙에 위치하고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차지 할 수 있는 우선적 선택권이 주어진다. 사진이 보여주는 여러 방의 호화스러운 장식과 구조는 이 방들을 점유하게 될 오늘날의 수컷들의 취향과 그들의 계급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우측에 바비 인형과 같은 여인들은 잘 조직된 디오니소스 축제 여제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단지 룸살롱의 매출을 늘리는 상품으로서의 육체일 뿐이다. 이들의 나이와 몸의 S라인과 얼굴의 아름다움은 이 공간의 생산성 향상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이 공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자신의 육체에 열중해야하는 자기도취적 집착(일종의 공주병)이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적 환상은 성형과 같은 의료 서비스나 옷과 장신구와 화장품 등과 같은 다양한 소비재를 통해서 충족된다. 캄캄한 밤길에 삶의 고달픔을 달래기 위해 포장마차를 찾는 소시민들의 휘청거리는 발걸음은 모른다. 그들의 운명이 누군가의 힘에 의해서 밀폐된 지하공간에서 아주 쉽게 결정되어 간다는 것을. 따라서 이곳을 단지 원시적 욕구를 채우는 수컷들의 배설구나 금지된 축제라고만 볼 수는 없다. 술과 여인의 유혹의 손길에서 세속적 욕망을 느끼고, 금기를 깨나가면서 강렬한 삶을 추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위장 된 가식적 숭고가 질펀한 축제의 밑바닥에 은밀히 내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방들의 호화롭지만 부적절한 풍경은 오늘날의 물신주의와 권력이 빚어낸 풍경으로, 다분히 상징화 된 사회적 풍경인 셈이다.
소비되는 에로스(Eros)
밤이 깊어 가면서 이 축제도 끝을 향해 질주한다. 그 최종 목적지는 쾌락주의적 이데올러기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 2 차의 현장은 따뜻하고 화려하나 긴장 된 공간이다. 이 연출 된 공간은 유화적 제스처를 보여주려 안간힘을 쓰지만 그 공간에 스며있는 침묵은 팽팽하게 긴장한다. 사진은 앞의 룸살롱 사진과 동일한 수법으로 텅 빈 모텔 방을 먼저 열고 본다. 앞으로 벌어질 일이나, 침대 커버의 주름진 흔적만 보고도, 있었던 일이 훤히 짐작 된다. 그러나 레리 클락(Larry Clark)이나 낸 골딘(Nan Goldin)처럼 섹스의 현장을 찍을 만큼 사진가는 용감하지 못하다. 아니 그가 찍고 싶은 것은 섹스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술자리의 2차로 은밀히 거래되는 몸과 그 현장을 관찰하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섹스는 몸의 사물화 과정을 밟아왔다. 그 한 현장이 아마도 룸살롱에서 양주를 마시고 2 차로 직행하는 모텔에서의 섹스 일 것이다. 사진은 육체가 자연성을 상실해가고, 오로지 상품으로서의 거래되는 몸, 향락의 도구로서 변질 된 기능적인 몸에 대한 사회학적 관심을 보여준다.
몸은 시대에 따라서 다양한 지위를 누려왔다. 미개 사회에서는 몸을 양과 같은 제물로 지위를 부여하기도 했다. 신화 속의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몸은 종종 신을 위한 번제(燔祭)로 쓰이는 것을 보여준다. 성서는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드리는 번제로 준비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오래 지속된 지위는 역시 노동 용구로서의 육체라고 할 수 있다. 즉 노동력 확보로서 육체라는 인식이 문명의 진화 속에서 변함없이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 사진에서 찍혀진 모텔 속의 여자의 몸은 보다 특별한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즉 마켓의 물건처럼 소비되는 대상으로서 몸인 것이다. 성을 사기 전에 추가되는 즐거움이 있다. 몸을‘보는 즐거움’이 그것이다.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몸은,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춘, 특별히 관리된 몸이다. 통제된 나르시시즘은 사물로서의 몸으로, 인간의 상상력에서 새롭게 창조한 몸이다. 이 새로운 상품들은 보다 개성화된 몸을 만들기 위해 열중한다. 멋진 몸들은 자발적 선전을 통해서 어떤 지위를 차지 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기능한다. 이러한 열중과 과시가 돈으로 교환되는 현장이 모텔과 알몸의 여인들을 통해서 은연중 드러나는 것이다. 이러한 사진을 보면서 나는「너의 몸이 전쟁터 」라는 바바라 쿠르거(Barbara Kruger)의 사진을 떠올린다. 자신의 몸을 상품으로 내놓고 현대 사회를 통과하고 있는 몸. 이 아름다운 소비재인 몸을 통해서, 몸에 대한 현대인들의 변화 된 인식을 느낄 수 있다. 욕망은 육체를 사들이고, 기관으로 변질 된 성은 여름날 얼음과자처럼 소비된다고 볼 수 있는 현장을, 한 사람의 남자도 등장 시키지 않고 은유적 앵글을 사용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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