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에서 개인 고유의 관심에 대한 표현은 곧 작가의 정체성과 밀접한 관계를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시시각각 다변화되는 도심속에서 본인은 개인과 그 주변의 일상에서 무심결에 혹은 자기의지로 만들어가는 우리주위의 영역에 주목하고자 한다.
‘내일 펼쳐 볼 오늘의 용산’ 은 서울 속 ‘용산’ 이라는 도시의 지형, 환경, 인간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상황을 보고자 한다. 용산은 100년간 외국군의 주둔지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해 다양한 문화가 상존하고, 금기의 관습이 지속되어온 지역이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하면서도 과거 일본인들의 주거지역, 용산 철로역 주변의 낙후된 환경속의 사람들, 미군부대 주둔이라는 상황이 엮어내는 미묘한 풍경을 내재하고 있다.
본인은 오랜 시간 동안 침묵해야만 했던 용산의 사진적 표현으로 감상적, 동정적, 피압박자적 관점을 철저히 벗어난 엄격한 객관성을 유지하는 일관적 태도를 보일 것이며 미적, 인문적 기능 또한 겸허하게 하는 것을 작업의 목표로 한다.
미군기지의 평택이전이 확정되면서 용산의 개발은 이미 일부 시작되었고 앞으로 근 시간내에 본격적으로 착수될 것이다.
이번 작업은 용산의 역사적 맥락과 군 주둔 지역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미쳤던 도심의 풍경들을 객관성과 일관적인 태도로 기록하여 기록사진의 아카이브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이런 점에서 본인은 이번 작업에 파노라마 프레임을 적용했다. 파노라마는 전체의 경치, 연속적인 광경 또는 실지로 사방을 전망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도록 만든 사생적(寫生的) 그림 장치이다.
본인의 작업에서 파노라마 프레임을 적용한 것은 용산의 현재적 현실과 서울의 기타지역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한 방법, 즉 사방을 비교 전망하는 기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용산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다. 서울의 거대한 지형과 용산의 얼굴을 동시에 기록해 현재 용산의 현 상황인 군사적, 지리적 혹은 낙후된 서민들의 생활상을 동시에 부각 시킨다. 특히 미8군 부대안의 옛 일본 건축물들은 높이가 낮고 가로로 길기 때문에 파노라마 프레임이 유리하다고 판단 되었다. 파노라마 사진이 현대사진에 있어서 유행한 바 있지만 기록사진으로서의 파노라마 프레임은 본인의 작업과 시각적 맥락을 보여주며 사진의 기능적 측면을 고려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라질 공간에 대한 사진가의 기록적 가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군주둔지와 지역 사람들의 모습은 충분히 소중한 가치와 사회적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용산의 사진적 가치는 그 지역의 특성과 그 근거를 사진적으로 제시하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작품의 도판에서 보여지듯 용산지역 주민들, 특히 서민들의 삶은 개발이라는 혜택도 상당기간 유보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재적 상황의 기록은 군주둔지와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한 간접적 표현으로서 본인의 작업이 유의미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