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를 전공하고 현재는 다양한 매체로 무의식 속 내면의 일기를 그려 나가고 있는 강현덕씨의 근작 전시가 열립니다. “내면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의 작품으로 독일 유학시절의 박사과정 졸업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지난해 신세계미술제 장려상을 수상한 강현덕씨는 수상작가전에 사진매체를 통해 현실의 단상들을 수집하고 이를 다분히 회화적인 방식으로 재가공한 ‘일기의 방’이라는 작품을 설치하여 보여준 바 있습니다.
지난 제8회 광주신세계미술제 심사위원 강홍구씨는 강현덕씨의 작업에 대해 “이미지화 된 일기는 일상적인 일을 기록한 사진 위에 다시 재봉틀로 박아 쓰여진다. 때문에 일기는 이중적이 된다.”며 “객관성이 강한 사진과 상징적이고 사적인 행위인 스티치가 겹쳐 또 다른 아이러니를 만들어 낸다”고 평가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설치, 회화작품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내적 언어를 은유적으로 풀어내는 작품들입니다. 일상의 모습이 찍힌 사진 위에 재봉질 된 작품은 아크릴 박스에 담겨져 조각 조각 매달려 설치 되는데, 이 조각들 전체가 또 다른 하나의 일기를 만들어 냅니다. 또 다른 설치 작품으로 “Die Huette (집)”라는 작품은 사진 위에 재봉질 대신 주석으로 만들어진 오르간 파이프 위에 일상의 단편들, 기억의 이미지들을 드로잉 하고 채색합니다. 개개의 단편들을 담아낸 50여 개의 오르간 파이프는 땅 위에 세워진 집처럼 갤러리 공간에 우뚝 세워져 설치되는데, 이것이 설치된 공간은 기억의 단편이 재현된 공간으로 하나의 마을이 됩니다.
이러한 작품들에 대해 작가는 “딱딱한 벽처럼 굳게 닫힌 내면의 세계 속에서 또 다른 생명으로 숨쉬고 있는 그 어떠한 것들을 재봉작업이나, 드로잉 또는 어떠한 형상 등을 통해 내면의 숨결들을 만들어 가고 그려간다.”고 말합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 경험하거나 느끼는 것들, 일상적인 사소한 감정의 이미지들이 표현의 대상이 되고, 표현되어진 이미지들이 조합되어 내면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입다.
